[두번째 4,300km] D+011, Trail Magic Hot Dog & Hot Day –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CT)

 

 

# Trail Magic Hot Dog & Hot Day.

 

2018년 4월 26일 목요일 날씨 맑음

 

D+011 Snow Canyon RD faucet to Mission Creek (33.4 km / Total 333.8 km / 07:10 ~ 19:30 / +1,328 m / -822 m / Total + 10,593 m / – 10,605 m / @ 1,028 m)

 

아침 일찍 일어나 I-10 오아시스라고 불리는 곳에 도착했다. 미국 10번 고속도로와 만나는 지점인데 하이커들을 위한 트레일 매직이 자주 일어나는 곳이다. 하늘이와 나는 맥주나 시원한 콜라를 먹을 수도 있다는 기대감에 거센 사막의 바람을 뚫고 걸어갔다.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 사막 풍력 발전기

 

“트레일 매직이다!”

나는 도로 밑을 통과하는 굴다리 한편에 놓인 상자들을 발견하고 소리쳤다. 이미 도착한 하이커들도 트레일 매직을 즐기고 있었다. 나는 아이스박스를 열어 시원한 음료가 있는지 확인했다. 하지만 조금 늦었는지 빈캔만 보였다. 다른 박스를 열어보니 바나나와 사과, 쿠키 등이 들어있었다. 시원한 콜라는 아니었지만 신선한 과일을 먹으니 너무 행복했다. 우리는 트레일 보드에 고맙다고 적어둔 뒤 다시 길을 떠났다. 원래 이곳에는 지기앤 베어라는 아주 유명한 트레일 엔젤 하우스가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운영을 안한다고 해서 조금 아쉬웠다. 예전에 그곳에서 좋았던 추억들이 떠올랐다.

“오빠, 조금만 더 가면 콜라를 먹을 수 있을지도 몰라. 저기위에 농장이 있는데 그곳에서 하이커들을 위해 음식을 팔기도 한데!”

하늘이의 정보에 눈이 또 번뜩 떠졌다. 너무나도 더운 날씨에 지쳐가고 있었는데 시원한 콜라 한잔이면 모든 피로가 풀릴 것 만 같았다. 또 한번 힘을 내 무더운 사막의 강풍과 맞서가며 농장을 향해 달려갔다. 

‘Water and Shade’

농장에 다가가자 이런 표시와 함께 화살표가 보였다. 화살표를 따라 가보니 아이스 박스 안에 물이 들어있고 기둥에 이렇게 적혀 있었다. 

‘Shop open 6am to 2pm’

“하늘아 저기가면 음식을 파나봐! 가자!”

우리는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알고보니 이곳은 풍력 발전기를 관리하는 사무실 같았다. 안에 휴게실 같은 곳에 들어가니 이미 많은 하이커들이 쉬고 있었다.

“환영해! 뭐가 필요해? 부리또? 음료수? 물? 저기 냉장고 열어서 확인해봐.”

먼저 도착해 있던 한 하이커가 말했다. 냉장고를 가보니 문에 살 수 있는 음식이나 음료에 대한 가격이 적혀 있고 안을 보니 냉동식품과 물, 아이스크림 등이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콜라 같은 탄산 음료는 보이지 않았다. 하늘이는 아이스크림 하나를 고르고 나는 음료하나를 골라 잡은 뒤 자리에 앉은 뒤 냉동 치즈버거를 하나 먹을까 고민을 하는 찰나였다.

 

 

“하이커들! 따끈 따뜬한 핫도그가 왔어요! 부담없이 즐기세요!”

농장에서 일하시는 분이 그릴에서 방금 구운 듯한 소세지를 한아름 들고와서 탁자 위에 올려두었다. 우리는 모두 눈이 휘둥굴해졌다.

“트레일 매직이다!”

누군가 외쳤다. 맞다, 이것 역시 트레일 매직이었다. 농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하이커들을 위해 가끔 음식을 해주신다는 소문을 들었었는데 때마침 우리가 그 순간을 함께 하게 된 것이다.

“잘먹겠습니다! 너무 감사해요.”

우리를 비롯한 많은 하이커들은 뜻하지 않은 핫도그에 너무 행복해 했다.

 

 

트레일 매직

 

“PCT 에서 먹은 최고의 핫도그야!”

사실 나는 핫도그를 그리 좋아하진 않지만 정말 최고의 핫도그 였다.

우리는 핫도그로 배불리 휴식을 취한 뒤 또 사막을 향해 나아갔다.

“하늘아, 너무 더워.”

“오빠, 조금만 힘내. 거의 다 왔어.”

나는 참 더위에 약하다. 사막에서는 거의 힘을 못써 항상 하늘이가 달래가며 걷고 있었다.

 

 

“어? 저거 뭐지? 헬리콥터가 날아가네. 무슨 사고가 있나?”

늦은 오후, 우리 머리 위로 헬리콥터 한대가 날아가더니 계곡 아래로 착륙을 했다.

“누군가 다쳤거나 무슨일이 있나봐. 방울뱀에게 물렸나?”

우리는 이런 저런 상상을 하며 계곡쪽으로 계속 갈어갔다. 우리가 거의 다다랐을 때즘 헬리콥터는 이륙하여 다시 날아갔다. 주위에는 몇몇 하이커들이 모여 있었다.

“무슨일이에요?”

우리는 다가가 한 하이커에게 물었다.

“어떤 나이드신 한분이 탈수로 쓰러지셨어. 그러니 너네도 물 충분히 마시렴.”

 

방울뱀

 

역시 사고였다. 이 깊은 산속에 헬리콥터가 뜰 일이 거의 없으니, 아무튼 다행이 누군가 응급신호장치가 있어 헬리콥터를 불렀던 것 같다. 우리도 오늘 걸어오며 너무 더워 힘들고 방울뱀도 몇번 만나 위험한 순간들이 많았다. 하늘이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사고에 대한 이야기도 하게 되었다. 물론 사고에 대한 위험은 감수해야 하지만 그래도 항상 조심하고 또 조심하기로 했다. 그리고 앞으로 우리 주변에, 특히 이 길을 걷는 많은 한국분들이, 물론 우리 역시 무사히 이 길의 끝에 서길 바란다.

 

 



댓글 남기기


Follow
Hide Buttons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