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4,300km] D+013, 빅베어에 하루 먼저 도착하다. –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CT)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

 

두번째 4,300km –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CT)

 

# 빅베어 레이크에 하루 먼저 도착하다.

 

2018년 4월 28일 토요일 날씨 맑음

 

D+013 Mile 250 to Big Bear Lake (25.6 km / Total 396.76 km / 07:50 ~ 13:30 / +504 m / -905 m / Total + 13,172 m / – 12,099 m / @ 2,082 m)

 

오랜만에 걸으니 생각이 났다. 높은 산을 힘들게 올라 저 멀리 보이는 산이 멋지다고 생각함과 동시에 내가 다시 올라야 할 산 이라는 것을 깨닳는데 몇초 걸리지 않는 다는 사실을. 그렇게 우리는 계속해서 산을 오르락 내리락 했던 것 같다. 다행인 것은 어제 많이 올라와서인지 오늘은 그리 어려운 길이 아니었다. 거의 산 능선을 따라 걸었던 것 같다.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

 

출발한지 얼마 안되 빅베어로 빠지는 길을 만났다. 하늘이는 조금 고심하는 듯 했지만 계속 걸어가기로 했다. 하지만 하루종일 다른 하이커들을 만나지 못했다. 왠지 모르게 먼저 빠지는 곳에서 빠지지 않았을까? 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각자 자신의 길이 있는 것이기에 상관은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트레일 매직을 발견했다. 트레일 옆에 ‘매직’ 이라고 써있는 커다란 철제함을 열어보니 탄산 음료들이 가득 들어있었다.

“아, 어제 만났으면 더 좋았을껄.”

어제부터 높은 고도때문인지 부쩍 추워진 날씨에 시원한 탄산 음료가 그리 반갑진 않았다. 우리는 새벽부터 너무 추워 다운자켓까지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중을 위해 한캔씩 챙겨 다시 길을 나섰다. 다행이 정오 정도부터 더워지기 시작하여 시원한 음료를 즐길 수 있었다.

 

트레일 엔젤

 

우리는 원래 빅베어 시티에 있는 트레일 엔젤 하우스에 가려고 했었다. 하지만 복잡하고 마을 중심가와 조금 떨어져 있어 불편할 것 같아 숙소를 찾아보기로 했다. 빅베어에는 빅베어 시티와 빅베어 레이크라고 하는 두개의 마을이 붙어있다. 하지만 주말이라 그런지 두 곳 모두 숙소가격이 생각보다 비쌌다.

“괜히 빨리 걸어 하루 먼저 왔나?”

나는 하늘이에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트레일에서 쉬는 것보다 마을에서 쉬는게 좋잖아.”

일정대로라면 일요일 빅베어에 들어와서 조장로님이 마련해 주신 숙소에서 이틀을 쉴 예정이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잘 걸어 하루 먼저 도착해 행복한 고민이 생겼던 것이다.

 

 

일단 우리는 히치 하이킹을 하여 빅베어 레이크에 있는 맥도날드로 향했다. 그리고 밀크쉐이크를 먹으며 오늘 숙소를 어떻게 할지 생각했다. 결국 복잡한 엔젤 하우스 보다는 비용을 지불하고 편히 쉬는게 좋겠단 생각에 비교적 저렴한 숙소를 찾아 잡았다. 짐을 풀고 오랜만에 샤워를 한 후 큰 마트로 향했다. 그리고 그렇게 먹고싶었던 멕시코 라거 맥주 한박스와 치킨을 사들고 침대에 누워 지난 뉴스를 시청했다.

산 속에 있는 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역사적인 순간이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만남, 뉴스를 보는 내내 가슴이 뭉클했다. 물론 아직 부족한 것들이 많겠지만 평화를 위해 한 걸음 나아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여행 마무리를 중국을 지나 백두산으로 올라가 백두대간으로 마무리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행복한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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