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4,300km] D+012, 먹는 이야기로 하루가 가다. –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CT)

 

 

# 먹는 이야기들로 하루가 가다.

 

2018년 4월 27일 금요일 날씨 맑음

 

D+012 Mission Creek to Mile 250 (37.36 km / Total 371.16 km / 06:50 ~ 19:10 / +2,075 m / -589 m / Total + 12,668 m / – 11,194 m / @ 2,559 m)

 

pct 텐트

 

아침에 일어나니 아직 해가 계곡 사이로 들어오지 않은 것 같았다.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뜨거워지기 전에 길을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한시간 정도 지나자 해가 계곡 사이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계곡 사이를 흐르는 물을 자주 만날 수 있어 쉴때 마다 열을 식힐 수 있다는 것 이었다. 정오가 되니 슬슬 오르막이 시작되었다. 물론 오전 내내 오르막 이었지만 계곡 사이를 굽이 굽이 오르는 것이라 그리 힘들지 않았는데 계곡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산을 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올라오니까 시원하다. 반대편으로 넘어와서 그런지 나무도 우거져 있어.”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 사막

 

참 신기했다. 산의 남쪽면은 뜨거운 태양의 영향인지 사막처럼 되어있는 반면에 북쪽면으로 넘어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큰 나무들이 자라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계속되는 오르막이었지만 그리 힘들지 않고 올라올 수 있었다. 특히 내일이면 마을에 도착할 수 있다는 설렘에 발걸임이 가벼워진 감도 있었다. 하늘이와 나는 오후 내내 먹을 것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일단, 빅베어에 도착하자 마자 맥도날드를 가자. 가서 밀크쉐이크를 먹는거야. 그리고 만약 쿠폰을 주면 그걸로 햄버거를 먹는거야.”

“어니언링은 언제 먹을 수 있을까?”

“마트에 가서 치킨도 사먹자. 맥주도 사서 치맥을 먹는거야.”

“월남쌈 어때? 야채랑 라이스 페이퍼 사고 싸먹으면 건강에도 좋고 맛있겠다. 아! 삼겹살이나 차돌박이 고기도 사서 같이 싸먹자!”

“소고기도 사서 구워먹을까? 파프리카랑 양파랑 같이 큐브 스테이크처럼?”

“라자냐도 먹고 싶어. 파스타도.”

그렇게 계속해서 먹는 이야기로 하루를 보내고 텐트를 쳤다.

 

pct

 

“오빠, 내일 진짜 새벽 4시에 일어나서 가는거다?”

다음 마을 빅베어 까지 25km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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